
현대 웹 서비스는 단순히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직접 소통하는 것을 넘어, 효율성과 보안,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중개 기술을 활용합니다. 이러한 기술의 핵심에는 프록시(Forward Proxy), 리버스 프록시(Reverse Proxy), 그리고 한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AJP(Apache JServ Protocol)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 기술의 역할과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고, 특히 AJP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집중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1. 프록시(Forward Proxy): 클라이언트 네트워크의 보호자
일반적으로 ‘프록시’라고 하면 포워드 프록시를 지칭합니다. 이 기술은 사용자의 컴퓨터나 내부 네트워크와 외부 인터넷 사이에 위치하여, 클라이언트의 모든 인터넷 요청을 대신 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마치 사무실의 모든 외부 우편물을 중앙에서 검수하고 전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프록시를 통하면 클라이언트의 실제 IP 주소가 가려지고 프록시 서버의 IP만 외부에 노출되어 익명성과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됩니다.
주요 기능 및 활용 방안
- 보안 및 접근 통제: 기업이나 학교 네트워크에서 유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거나 악성 코드 유입을 막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 캐싱을 통한 성능 향상: 여러 사용자가 동일한 외부 자원을 요청할 때, 프록시 서버가 해당 자원을 캐시에 저장해 두었다가 다음 요청 시 빠르게 제공하여 네트워크 트래픽을 절감하고 응답 속도를 높입니다.
- 지역 제한 콘텐츠 우회: 특정 국가에서만 접근 가능한 콘텐츠에 해당 국가의 프록시를 통해 접속할 수 있게 합니다.
- 로깅 및 감사: 모든 사용자의 외부 접속 기록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됩니다.
주로 기업 내부망, 공용 와이파이, 개인의 익명 웹 서핑 등 클라이언트의 인터넷 사용을 제어하거나 보호해야 하는 환경에서 사용됩니다.
2. 리버스 프록시(Reverse Proxy): 서버 인프라의 최전방 수비수
포워드 프록시와 반대로, 리버스 프록시는 웹 서비스 서버들 앞에 위치하여 외부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받아 적절한 백엔드 서버로 전달하고, 그 결과를 다시 클라이언트에게 되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리버스 프록시가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종 서버처럼 보입니다. 이는 복잡한 웹 서비스 인프라의 단일 진입점 역할을 수행하며, 다음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주요 기능 및 활용 방안
- 로드 밸런싱: 들어오는 트래픽을 여러 백엔드 서버에 효율적으로 분산시켜 특정 서버에 부하가 집중되는 것을 막고, 시스템 전체의 처리량을 극대화합니다.
- 보안 강화: 실제 백엔드 서버의 IP와 구조를 외부에 숨겨 직접적인 공격으로부터 보호합니다.
- SSL/TLS 종료: 클라이언트와의 HTTPS 암호화 통신을 리버스 프록시에서 처리하여 백엔드 서버의 부하를 줄이고 성능을 향상시킵니다.
- 캐싱 및 압축: 자주 요청되는 정적 콘텐츠를 캐싱하고 백엔드 서버의 응답 데이터를 압축하여 네트워크 대역폭을 절약합니다.
- URL 재작성 및 라우팅: 외부 클라이언트에게는 단순한 URL을 제공하면서도, 내부 규칙에 따라 요청을 다른 서버나 경로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 A/B 테스트 및 무중단 배포: 특정 사용자 그룹에게 새로운 버전을 제공하거나, 트래픽을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됩니다.
리버스 프록시는 대규모 웹 서비스, 클라우드 환경, CDN 등 현대 웹 아키텍처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Nginx, Apache HTTP Server, HAProxy, Cloudflare 등이 대표적인 솔루션입니다.
3. AJP(Apache JServ Protocol):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변화
AJP는 Apache HTTP Server와 Java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인 Apache Tomcat 간의 효율적인 통신을 위해 개발된 바이너리 프로토콜입니다. 이는 리버스 프록시(Apache HTTP Server)가 백엔드 WAS와 통신하는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과거에는 AJP가 여러 장점을 가졌습니다. 텍스트 기반인 HTTP와 달리 바이너리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헤더를 압축하고 네트워크 오버헤드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또한, Apache는 정적 콘텐츠를 처리하고 동적 콘텐츠 요청만 AJP를 통해 Tomcat으로 전달함으로써 각 서버의 역할을 분리하여 WAS의 부하를 경감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AJP 대신 HTTP/HTTPS(특히 HTTP/2, HTTP/3)를 백엔드 통신에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HTTP/2, HTTP/3의 등장으로 AJP의 성능 이점 상쇄: HTTP/2는 멀티플렉싱과 헤더 압축 기능을 통해 AJP가 가졌던 성능 우위를 대부분 따라잡았고, HTTP/3는 UDP 기반의 QUIC 프로토콜을 사용해 더 낮은 지연 시간과 높은 처리량을 제공하며 AJP의 바이너리 통신 이점을 무색하게 했습니다.
- 보안 취약점 및 관리 복잡성: AJP 프로토콜 자체에서 과거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 사례가 있으며, 이는 WAS의 AJP 포트가 외부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Apache와 Tomcat에 특화되어 범용성이 떨어집니다.
-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의 확산: 클라우드 환경의 로드 밸런서는 대부분 HTTP/HTTPS 통신을 선호하며, 마이크로서비스 간의 통신 역시 RESTful API를 통한 HTTP/HTTPS 기반이 표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AJP 대신 HTTP/HTTPS를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AJP는 여전히 일부 레거시 시스템에서 사용되지만, 점차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본 현대 웹 서비스의 요청 흐름
세 가지 개념을 통합하여 현대 웹 서비스의 요청-응답 흐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클라이언트 측(포워드 프록시): 사용자는 기업 네트워크나 개인 설정을 통해 포워드 프록시를 경유하여 외부 웹 서비스에 접속합니다.
- 서버 측(리버스 프록시): 클라이언트의 요청은 웹 서비스의 리버스 프록시에 도달합니다. 리버스 프록시는 여기서 SSL/TLS 통신을 처리하고, 로드 밸런싱을 통해 트래픽을 여러 백엔드 서버로 분산시킵니다.
- 내부 서버 통신(주로 HTTP/HTTPS): 리버스 프록시는 선택된 백엔드 서버로 요청을 전달합니다. 이때 대부분의 현대 웹 서비스에서는 HTTP/HTTPS 프로토콜을 사용합니다. 이는 범용성, 보안, 그리고 향상된 성능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프록시는 클라이언트를, 리버스 프록시는 서버를 보호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리버스 프록시와 백엔드 서버 간의 통신은 과거 AJP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HTTP/HTTPS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웹 아키텍처의 표준 통신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기술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견고하고 효율적인 웹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입니다.